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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광역버스 출퇴근 이야기
이제 막 차고지에서 나온 차디찬 광역버스에 몸을 맡긴다. 6시도 안된 시간이라 탑승객이 없을소냐? 모르는 말씀. 시점을 지난 버스는 서울을 향하는 마지막 정류장에 도착하여 이내 만석이 된다.

 

 

 

좌석선정​
항상 기사쪽 세번째 줄 또는 다섯번째 줄 안쪽에 앉는다. 기사쪽에 앉는 이유는 혹시 모를 사고시 기사쪽이 안전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다. 돌발상황 발생시 기사는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쪽으로 핸들을 틀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공간이 좁더라도 기사쪽에 앉는다.
첫번째 줄은 버스기사의 라디오소리가 커서 잠을 자는데 방해가 되어, 두번째 줄과 네번째 줄은 외측좌석 발 밑에 모터같은 구조물이 있어 다리를 뻗을 수가 없어서이다. 다섯째 줄 이후의 줄 좌석은 버스엔진의 진동이 느껴져 앉지 않는다. 버스엔진이 뒷쪽에 있나? 여하튼 진동이 느껴져 승차감이 현저히 떨어진다.

 

참고로 좌석버스를 타면 먼저 탄 승객이 당연히 좌석을 선택할 권리가 있긴 하지만 외측에 먼저 타는 것이 에티켓이라고 생각한다. 가뜩이나 겨울옷때문에 내측좌석에 앉게 되면 가득차게 되는데 나중에 타는 승객이 그 사이를 비집고 외측좌석으로 들어가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수면준비사항
거의 외측좌석에 자리를 잡고 먼저 하는 일은 창문쪽에 있는 커튼을 치는 일이다. 가로등 불빛, 지하차도의 불빛은 수면에 방해가 된다. 겨울철에는 춥기도 하기에 커튼을 친다. 그리 큰 도움이 안될 지라도....창가쪽 버스실내 벽면은 차디 차다. 두꺼운 옷도 그 냉기를 막아내지는 못한다. 발가락은 그나마 따뜻하다. 온기가 나오는 송풍구가 발 아래 있기 때문이다.
자리에 앉잤으니 이제 잘 준비를 한다. 목적지 도착 예정시각 10분 전으로 알람은 맞춰져 있다. 깊히 자면 도착지를 놓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아침 일찍 나가서 고생만 하게 된다. 아직까지 그런 적은 한번도 없지만 그런 경험은 하고싶지 않다. 도착지를 놓쳐 부랴부랴 내려서 다시 꺼꿀로 가는 버스를 타는 수고스러움을...
다시 잘 준비. 수면이 부족해서 그런지, 아니면 버스에서 자는게 10년이 넘어서 훈련이 되었는지는 몰라도 버스에서는 잠을 잘 자는 편이다. 완벽한 수면, 버스 속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한 나만의 노하우도 가지고 있다.

 

시각과 청각을 차단하는 것이다. 시각적 차단은 커텐만으로는 부족하다. 버스기사에 따라 실내등을 켜고 운행하는 경우가 반반이다. 그래서 눈가리게도 써 본적이 있지만 눈가리게는 버스승객으로서 쓰기엔 좀 어색하다. 비행기 안에서는 자연스러울지 몰라도......그래서 한번인가 시도해 보고 창피해서 못썼다. 대신 손수건을 반쯤 접어 눈을 가려 봤는데 효과가 있다. 눈도 가려질 뿐더러 타인에 대해 그리 신경쓰이지도 않았다. 다음은 청각차단. 당연히 이어폰만 한게 없다. 귀뽁뽁이를 끼워 봤는데 귀에 들어간 이후 팽챵하면 귀벽을 압박하여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이어폰을 낀다. 이어폰에 작게 영어를 틀어본 적이 있는데 영어를 틀어두면 잠을 그리 깊히 잘 수가 없다. 그래서 그냥 이어폰만 끼고 잔다.
새벽의 광역버스는 교통체증이 거의 없어 좋고, 탑승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없어 좋다. 또 자면서 출근할 수 있어 좋다. 단, 전철 대비하여 2배 가까이 비싼 요금(2,600원)이 흠이라면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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