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집, 아파트의 단점
한국사람들은 유난히 큰 집을 좋아한다. 잠만 자는 침실은 해가 갈수록 영역을 확장해 간다. 드레스룸에, 화장대에, 거기에 부부욕실까지 해서 침실의 공간은 커지고 있다. 생각해 본다면 침실이 클 필요가 있나? 침실에서 TV도 보고싶고, 서재 겸 해서 책도 보고싶기 때문에 침실을 넓직하게 설계하는 건 아닐까? 화장실이 하나 있으면 많이 불편할까?
우리의 옛 집들을 보면 평면이 참 소박했다. 방2~3, 부엌, 대청마루, 외부화장실, 마당. 이 중 마당이 제일 넓었다. 마당은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이었다기 보다는 작업공간, 놀이공간 등 현재 아파트의 거실과도 같은 기능을 했다. 물론 과거의 옛 집들은 식주공간의 미분리, 좌식생활 등 불편한 것이 많았다. 하지만 옛 것의 좋은 것을 현대의 아파트에 적용하는 것은 어떨까?
디지털도어록은 이미 열쇠를 없애 버렸다. 자동열쇠다. 편리함 그 자체다. 비번만 알려 주면 열쇠 없이 누구나 집을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편리함 뒤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뉴스에서는 현관문 앞에 몰카를 설치하여 집주인이 비번 누르는 걸 촬영한 후 비번을 탈취, 집을 털었다는 소식을 전해 온다.
아파트 단지내 놀이터는 어떤가? 아파트 놀이터가 다 거기서 거기다. 모습이 다른듯 한데 죄다 똑같은 기능 뿐이다. 이유는 안전인증제도 때문이라고 한다. 놀이터 안전인증 때문에 인증을 받으려면 여러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제한된 기능의 시설물을 인증받아 이를 시중에 유통/설치하기 때문에 그리 독창적이지 않다. 창의력을 울부짖는 우리네 자녀교육과는 반대인 놀이터에 대한 의심, 문제의식은 없는 듯하다.
층간소음은 어떠한가? 층간소음으로 이웃과 원수가 된다. 아이들을 키우는 윗집/아랫집과는 인사도 안하는 집이 있다. 심지어 살인사건까지 일어날 정도다. 한창 뛰어놀 아이들에게 집에서는 뛰지 못하게 하는 것이 과연 맞을까? 아이들을 잘 통제하여 이웃을 배려해야 하는가?
집은 우리네 인생을 담는 그릇이다. 전에는 집에서 많은 행위들을 했지만 지금은 밖에서 하더라도 집이 주는 안락함과 포근함, 가족을 품어 주는 기능은 집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집은 그냥 아파트라는 단순한 정의 보다는 이런 진심어린 고민이 필요하지 않나? 집의 정의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이 사회에서 집이란 의미가 지나치게 재테크의 수단으로만 여겨 져 집의 본질을 잃어 버린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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