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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오후 4시에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구장에 들어서서 칠만한 사람들을 물색해 보니 그리 눈에 띄는 분들도 없거니와 전체적으로 평소보다 절대인원이 적은 상황이였습니다. 약간 실망한 채로 눈치를 보며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어느 동호인분이 입장하여 난타를 권유하였습니다. 폼을 보아하니 레슨폼이였습니다. 사실 여자분이였습니다. 그분과 클리어 치다가 드라이브 치다가 스매칭 치며 몸을 풀었습니다. 난타로 보면 이런 여성분들이 훨씬 운동도 되고 트레이닝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남자분들 중 힘은 쎄고 컨트럴이 안되시는 분들이 더러 있는데 이런 분들하고 난타 치면 훈련도 안되고 공 주으러 다니기 바쁩니다. 땀을 어느 정도 흘리니 남녀 두분이 혼복 게임을 제안하셨습니다. 그래서 혼복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첫게임 이야기

제 파트너인 여성분은 노련미로서는 상대 여자분에 비해 앞서 있었습니다. 나이는 더 있으시지만 상대 여성분께서 이제 레슨으로 실력을 쌓은 단계이므로 여자레벨은 우리편이 더 상위였습니다. 당연히 남자레벨은 상대편 남자분이 저보다 상위여서 그렇게 편이 된겁니다. 시작부터 게임을 주도하며 점수차를 벌렸습니다. 혼복의 기본룰을 철저히 따르며 상대 여자분을 뒤쪽에서 앞쪽으로 못움직이도록 유도한 결과 31점 게임에 12점 차의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두번째 게임  이야기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두번째 게임부터는 남자분이 스매싱과 드라이브로 집중 공격을 해 왔습니다. 저는 사실 수비에 조금 자신이 있기는 하지만 수비하면서 공을 띄우는 게 흠입니다. 1구, 2구까지 수비를 하더라도 3구 정도에 공이 짧게 띄면 여지없이 남자 상대방의 강타에 무너졌습니다. 노련한 저의 여성파트너도 상대의 여성선수에게 헤어핀을 구사하며 공을 띄우도록 유도하였지만 실수를 연발하였습니다. 게임 전반에 거쳐 상대 남자선수에게 계속 얻어맞기만 하다가 6점차로 패하였습니다. 선수들의 게임동영상을 보면 공격을 당하지 않기 위해 그토록 공을 죽이면서 띄우지 않는데 저는 스매싱 및 드라이브가 좋은 남자선수에게 계속 셔틀을 띄우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전쟁에 있어 위대한 명언이 생각났습니다. "적이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법으로 싸우지 않는다." 적이 원하는 높은 공을 줬기에 적이 좋아하는 공격상황을 스스로 자초하였기에 패한 것입니다. 공을 띄우지 맙시다. 시간 관계상 결승은 다음 기회로 미뤘습니다. 재미있는 박진감 있는 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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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을 하는 사람, 그리고 인간관계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사람에 대해 문득 고민해 보게 됩니다.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어서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고 헤어지고 어떤 사람은 호감이 가고, 어떤 사람은 악연으로 이어지고 하는 인간관계로 이루어 집니다. 그 인간관계 때문에 힘이 되기도 하고 힘이 들기도 하는 까닭에 인간관계에 대한 진심어린 관심은 누구나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는 성격이 내성적이고 무뚝뚝한 편입니다. 제 반려자도 저의 이러한 성격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학교생활은 물론이고 사회생활에서는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는 자칫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는 외향적이며 친화력과 먼저 다가서는 용기가 필요한데 내성적인 이들은 이런 점에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피해나 손해를 보는 일이 많습니다. 저도 내성적이고 타인에게 먼저 다가서는 것이 참 어려웠는데 이러한 성격을 유지하면 앞으로의 인생이 순탄치 않을 것 같아 성격을 조금 고쳐 보았습니다. 용기 내어 한 번씩 먼저 제안하거나 호의를 베풀거나 하는 행동을 해 보니 처음보다는 많이 익숙해 졌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할지라도 친화력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은 성격이 아니라 안해본 행동에 대한 쑥스러움, 낮설음 정도의 것입니다.

 

물론 내성적인 사람이 외향성을 필수조건으로 하는 리더가 될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전에 읽은 내향적 리더라는 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내성적인 리더도 나름대로 외향적 리더와는 다른 통솔력과 조직 장악력으로 조직을 이끌 수 있다고 하고 그 사례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는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가 그 성격의 단점을 보완할 만한 큰 장점의 요소를 갖지 않는 이상 내성적 성격은 어려운 점으로 부각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드민턴 세계에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초보나 아니면 실력이 높은 분이 타 구장을 가서 모르는 사람들과 운동하는 경우 먼저 말을 걸면서 게임을 제안하거나 난타를 함께 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합니다. 한켠에서 묵묵히 앉자 누군가가 말을 걸어올 것을 기대하고 있는다면 운동하러 나온 시간이 점점 구경하는 시간으로 채워질 수 있습니다. 그 내성적인 성격을 커버할 만한 큰 장점은 배드민턴의 절대강자이면 가능합니다. 한번 실력을 보여 준다면 그보다 못한 실력의 동호인이 한번 같이 쳐 줄수 있냐고 제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활체육의 특성상 무뚝뚝하거나 모르는 사람하고 함께 땀흘리겠냐고 제안하는 경우는 거의 드뭅니다.

저의 경우 근래에 생활패턴이 바뀌면서 저녁에 운동할 수 없어 평일 오후나 주말 아침에 타 배드민턴 구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속한 구장이 아닌 곳에 얼굴 모르는 사람이 전부인 그곳에서 운동을 하기 위한 적극성이 있어야만 구경하다 집에 가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습니다. 처음 등장할 때부터 좋은 인상, 상대의 마음을 여는 행위, 친절한 미소와 공손한 인사로 입장합니다. 어느 친절한 동호인분은 이 인사라는 행위 하나만으로 친절을 베풀며 말을 먼저 건네 주기도 합니다. 이 기회를 잘 살려 대화가 끊기지 않도록 이끌어 가야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소개하며(예를 들어 어디 소속이며, 배드민턴 급수는 어느 급이며 등등) 짧은 시간이지만 상대에게 빗장을 풀도록 유도합니다. 자신을 소개하면 상대분은 호의를 베풀며 게임을 짜 주는데 여기서 친절을 베풀어 주시는 분이 급수가 낮으면 사실 운동은 그 다음 게임으로 미뤄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처럼 상대가 먼저 다가오는 일은 거의 드물며, 더욱이 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면(구장에 사람이 넘쳐난다든지, 아님 끼리끼리 왔다든지) 더욱 소외되기 십상입니다. 이러한 경우 적극성을 표현해도 기회가 올 확률이 떨어 집니다. 따라서 배드민턴장에서의 적극성은 타 구장에서일수록, 모르는 사람 속일수록 필요합니다. 기회는 스스로 만든 자에게 돌아오는 법입니다.

 

2015.7.28, 레오나르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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