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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2층 버스는 관광을 위해 달리지만 파주의 2층 버스는 먹고 살기 위해 달린다.

낭만적인 런던의 빨간 이층 버스를 타고 런던의 거리 곳곳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시간을 아까워 하던 때를 떠올려 본다. 파주의 2층 버스는 현실이다. 런던의 관광용 2층 버스를 상상하면 안된다. 먹고 살기 위해 치열한 전투의 현장으로 오가는 군용트럭과 같은 수단일 뿐이다.

운정신도시-서울역을 오가는 광역버스 2층버스가 어제(3.28) 개통했다. 우연히 타본 시승기를 전해 본다.

 

2층 버스는 타보기 전까지는 약간의 설레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출퇴근 시간중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짧아질 것이고 처음 타보는 2층 버스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것. 막상 타보니 정미홍이 언급한 '개돼지처럼 사는 것'을 느꼈다. 집값에 밀려 외곽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출퇴근은 해야 하는데 사람은 많고 버스는 부족하고 해서 관청에서 생각해 낸 것이 출퇴근 집중 시간대에 2층버스를 투입하는 것이었다.

거두절미 2층 버스의 불편한 점은 좁은 좌석이다. 1층에는 몇 좌석 없고 2층에 좌석이 많다. 전체 좌석은 74석인데 응당 처음 타보는 거라 좁은 계단을 통해 꾸역꾸역 2층으로 올라 갔다. 뭔가 2층 버스는 2층에서 타 봐야 할것 같아서 말이다. 외국에서 타 봤던 그런 멋진 2층 버스는 아니고 그냥 운송이라는 기능이 특화된 버스라 그런지 2층 올라가는 계단이 불편했다. 머리 부딪히니 조심하라는 버스 안의 문구는 나를 한없이 작게 만들었다. '다치지 않으려면 알아서 숙여라' 이런 버스 한대가 4억5천만원이라니 버스 제조업체인 볼보사만 좋은 일 났다. 좌석은 최대한 많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앞뒤, 좌우 폭이 극적이다. 마치 유치원버스의 작은 좌석에 성인이 앉은 격이다.

 

 

또한 기존 엠버스, 광역버스에 비해 덩치가 커서 그런지 속도가 느린 듯 느껴 졌다. 교통정체 속에는 어느 버스건 똑같다고? 에헴, 그런 가정은 이론 속에서의 이야기다. 교통정체 속에서 우리의 엠버스는 이리 저리 차선을 잽싸게 바꿔 가며 홍해 가르듯 전진한다. 하지만 이 덩치큰 2층 버스는 아무래도 민접함과는 거리가 있는듯 했다. 또한 지하도로를 통과할 수 없어 신호가 1개라도 더 있는 지상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개통초기라 기사분의 조작능력이 떨어져 생기는 불편함도 있다. 하차시 뒷문을 열어야 하는데 뒷문을 못열어 기다려야 한다. 결국 열리지만 그 잠깐의 순간에도 성질 급한 한국인은 불편함을 느낀다. 새차 냄새 역시 승차감을 떨어 트리는 단점이다. 승차감 뿐이겠는가? 화학물질 흡입으로 체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생체적 기능 저하를 가져온다. 냄새가 꽤 고약하다. 파주시 홍보자료에는 와이파이, 좌석별 독서등 등등이 아름답게 포장되어 있지만 독서등으로 독서하는 사람 한명 못봤고 와이파이는 터지지 않았다.

4억5천만원짜리 운송수단 달구지를 나는 다시는 타지 않을 것이다. 조금 더 기다려 엠버스를 탈 것이다. 지금까지 엠버스의 소중함을 모른체 타고 다녔는데 엠버스가 너무 편하고 멋져 보였다. M7111 이만한 버스가 없다. 서울시에 들어오는 버스대수를 제한하는 버스총량제로 출퇴근 시간대 증차가 어렵다면 출퇴근시간대 배차 집중하는 등 기존 배차시간을 조정하여 출퇴근으로 고생하는 파주시민을 조금 더 헤아려 주시길 바란다. 특히 18시 이후 광화문 일대 퇴근시간대 집중배차를 위해 18-20시 전후 시간대 버스를 땡겨 오는 것이다. 버스어플로 모니터링해 보면 18시 이전 버스들은 거의 텅 빈채 왔다가 텅 빈채 가는 추세이다. 그러니 이런 버스의 배차시간을 18시~19시에 집중하여 실어 나르면 효율도 높고 버스 기다리는 시간도 줄어들어 만족할 것이다.

중요한 정보 한가지. 엠버스는 입석이 허용되지 않지만 2층버스는 입석이 허용된다. 단, 1시간을 서서 가는 것은 좀 불편할 것도 같지만 그건 대안의 교통수단인 경의선 전철을 타도 마찬가지이다.

 

2층버스 배차시간을 잘 맞춰서 안타야 겠다.

 

18:35분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m7111을 기다리는 승객의 긴 줄이다.

파주시 담당자는 알고 있는가? 우리의 시민들이 이토록 긴 줄을 얼마나 기다려야 따뜻한 파주의 보금자리로 갈 수 있는지?

근 5년 동안 이렇게 긴 줄은 처음 본다.

 

근데 웬일이란 말인가? 듣보잡 2층버스가 갑자기 영웅처럼 나타나 그 많던 승객을 모조리 집어 삼켜 버린다.

 

좌석만 75석. 입석도 가능하기에 승객은 거의 90~100명까지 승차 가능할 것이다.

 

2층 버스 내부의 모습이다.

불편했다는 말 밖에 못드리겠다.

 

좁은 좌석으로 내 다리는 혹사당했다. 1시간이 넘도록 말이다.

참고로 다리가 조금 긴 편이긴 하다.

 

2층 통로의 모습이다. 입석하여 계신 분도 보인다. 마음 같아서는 좌석 양보를 해드리고 싶었지만

너무 힘들어 엄두가 안났다.

버스 기다린 시간만 30분을 서서 있었고 버스 탑승시간만 1시간이 넘었다.

 

노선은 참 마음에 든다. 디엠씨도 정차하는 매력이 있다. 엠버스는 규칙상 디엠씨에 정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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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이용하지 않는 택시기사분들의 애환은 잘 모르겠지만 자주 타고 다니는 버스기사의 애환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버스기사의 처우는 요금이 싼 버스일 수록, 서울과 떨어진 버스노선일 수록 안좋아 진다. 노선이 한가한 것도 아닌, 그렇다고 매우 복잡한 것도 아닌 파주 관내 노선의 마을버스 기사의 경우 잦은 이직으로 인해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기사는 기사대로 박봉에,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난폭운전, 불친절, 신호위반 등에 쉽게 노출되고, 이로 인해 시민들의 안전과 대중교통 이용에 따른 피로도는 악순환된다. 이로 인해 시청 공무원의 민원이 가중되고, 시 당국도 대체할 운수회사가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기존 운수회사를 품고 간다.

<광역버스를 기다리는 파주시민-운정광역지소 정류장>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 내 대중교통은 시민의 발이다.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 많은 승객으로 인한 불편 말고는 승차감, 요금, 정시성 등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다만, 버스 전반에 관한 전면개편이 절실하다. 노선개편, 기사처우 개선, 요금체계 개편 등등.....지당한 논리지만 버스서비스 개편의 화두는 인건비 상승에 따른 요금 인상이 따를 것이다. 사실 낮은 버스요금이라는 전제로 조금 위험해도, 불편해도 참는 시민들이 많을 것이다. 기사 처우라도 개선하려 하면 3교대를 4교대로 전환하기 위해 충원이 필요하고 충원하면 운영비가 많이 드니 요금에서 충당하려 할 것이다.

<교통정체,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

이런 접근에 앞서 버스노선 개편으로 동일 운영비 내에서 보다 효율적인 개편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바로 버스요금 징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노선개편이다. 몇명의 승객이 무슨 요일에 어디서 어디로 이동했는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노선을 효율화 한다면 현재의 조건 내에서 보다 효율적인 버스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개편의 큰 틀은 서울 심장부인 서울역, 여의도로의 광역버스 진입을 차단하고 서울 외곽 거점 버스정류소를 지정하여 서울외곽까지만 승객을 실어 나르고 다시 돌아 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당연히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겠지만 교통 관련 사회적 비용의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이것이 옳은 선택이다. 서울 외곽 도시의 많은 버스들이 서울역, 여의도, 심지어 강남까지 버스노선을 구축하고 수많은 배차를 하여 막히는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환승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출퇴근 시간에 짧은 것이 좋은지 냉철하게 판단해 봐야 할 문제이다. 지하철 노선 하나로 부동산 가격이 들석이는 현실에서 지하철 노선 없는 동네에서도 이동이 자유로운 버스체계 도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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